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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추천 드라마 '악의 꽃' 15화 줄거리와 감상 리뷰 (ft. 스포일러 있음, 이준기/문채원 주연)

by 삶의파편 2022. 11. 2.

악의꽃-포스터-이준기와문채원
출처-공식홈페이지

와.. 정말 가슴에 남는 명대사, 명연기, 명장면이 많았던 15화입니다. 드디어 백희성의 악행이 종지부를 찍은 회차이기도 하고요.

 

도현수(이준기), 차지원(문채원)을 비롯한 경찰팀, 김무진과 도해수, 염상철과 정미숙 등 다양한 갈래로 뻗어나가던 이야기가 마지막에 하나로 합쳐지며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쾌감이 있어요.

 

이하 드라마 15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드라마 '악의 꽃' 15화 줄거리와 개인적인 감상 리뷰

 

15화는 김무진의 과거로 시작합니다.

지난 3화에서 무진이 범행 현장을 찍은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언급이 나왔었죠. 그게 바로 이 장면인 것 같습니다.

 

무진은 학창 시절 해수, 현수와 친했어요. 이때 귀신을 찾는답시고 한밤중에 도민석의 지하 공방을 캠코더로 찍다 무서운 걸 보고 맙니다.

 

자루 속에서 꿈틀거리는 무언가. 그 자루를 들여다보려고 한 순간, 도민석이 나타나 무진에게 그건 고라니라고 말합니다.

 

무진은 아마 그게 고라니가 아닌 다른 것, 즉 '사람'일 수도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을 거예요. 그렇지만 도민석이 너무나 무서워 그건 고라니라고 스스로를 납득시킵니다. 

 

전 차마 무진이가 잘못했다고 비난할 수만은 없더라고요. 그 순간에 용기를 내지 못한 비겁함이 이해가 되었달까요. 아직 어린 학생 입장에서, 그 자루 속에 있는 게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하고 두려우니까요. 현실 도피를 선택한 그 마음이 이해는 갑니다.

 

한편으로는 무진이 어른이 되고 나서 지금까지 쭉, 그 일을 떠올리며 죄책감에 시달려 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이 외면하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그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셈이니까. 죽어가는 사람을 외면했고, 만약 도민석이 그때 잡혔다면 그 이후로 살해당하는 여성들도 없었겠죠. 

 

현실로 돌아와, 무진은 칼에 찔려 쓰러져 있는 도해수를 발견하고 신고합니다.

그리고 경찰에서는 박순영 살인사건을 조사하며, 백희성의 부모가 아들인 백희성을 감싸기 위해 알리바이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즉 백희성이 박순영 살인사건의 진범이자 과거 도민석의 공범임이 드디어 밝혀진 거예요. 역시 지원이네 팀, 유능해요! 여러 가지 단서를 바탕으로 추리해 나가는 과정이 추리소설 속 장면을 보듯 재미있었어요.

 

도현수는 도민석의 지하 공방에서 정미숙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정미숙은 이미 염상철에게도 속았기에 누구도 믿지 않아요. 이때 그녀를 설득하기 위해 도현수가 한 말이 마음에 와닿더라고요. 억울한 피해자 입장에 처해본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었을 말이죠. 그래서 정미숙도 현수에게 마음을 열었을 것 같네요. 

 

"아마도 정미숙 씨랑 저랑 비슷한 처지라 그런가 봐요." (도현수)

"우리가 왜 비슷해요?" (정미숙)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잖아요. 저도 지금 그런 상황이거든요." (도현수)

 

백희성은 도민석의 지하 공방에서 염상철과 접선합니다. 

백희성은 교활하게도 염상철에게 건네준 5억 원의 돈에 미리 쥐약을 뿌려놓았습니다. 염상철은 습관적으로 돈 냄새를 맡으며 그 쥐약도 같이 들이마시고 죽음을 맞이하죠. 솔직히 자기 죗값을 받았다 싶어서 별로 안타까운 죽음은 아니었어요. 

 

염상철을 처리한 백희성이 철창 속의 정미숙을 죽이려고 발광하는 순간, 도현수가 뒤에서 덮쳐 백희성을 제압합니다. 

 

경찰과 무진도 바쁘게 움직입니다.

일단 경찰은 백희성이 차지원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차형사가 사망했다'는 가짜 정보를 흘립니다.

 

해수는 의식을 찾지 못한 상태지만 죽지는 않았어요. 무진은 해수를 대신하여 백원장의 집에 갔다가, 경찰의 연락을 받고 백희성 가족 모두가 한통속임을 알게 됩니다. 지원이 조용히 그 집을 나오라고 충고하지만 무진은 그 말을 듣지 않고 날뛰죠. 해수가 죽게 생겼는데 어떻게 진정하겠어요. 

 

모든 사실을 알아버린 무진 앞에서 백원장은 아들 희성을 감싸는 말을 합니다.

 

"걔가 그런 애가 아니었어, 원래. 도민석이만 만나지 않았어도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그 애한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고 싶어." (백원장)

 

이 대사 듣는 순간 진심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가해자 부모들이 피해자에게 하는 단골 대사죠. 인간이란 자기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기보다 일단 남 탓하고 보는 본능이 있나 봅니다. 이때 무진이 한 대사가 정말 인상 깊었어요.

 

"어릴 때 도민석 공방 지하실에서 커다란 자루 하나를 봤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그 자루 안에 고라니가 들어 있었구나. 그렇게 믿으면서 살았어요. 왜? 그렇게 믿지 않으면 너무 무서우니까."

"아무리 바란들 자루 안에 들어있던 사람은 고라니로 바뀌지 않아요. 당신도 처음부터 알았잖아. 백희성 안에 뭐가 들었는지. 당신이 바꾸고 싶은 건 아들의 미래가 아니야. 아들의 본성을 알아차리고도 모른 체했던 그 첫 순간이지." (김무진)

 

전 이 장면이 무척 기억에 남아요. 왜냐하면, 사실 제가 이 드라마에서 제일 감정이입 한 인물은 무진이거든요.

 

정의롭고 용기 있는 차지원, 인간의 감정에 무딘 냉철하고 이성적인 도현수, 동생에게 헌신적인 도해수, 그리고 모범적인 경찰 팀원들.

 

그들보다는 자기 안위가 중요하고, 정의롭고 싶은 마음이 적당히 있지만 용기는 살짝 부족하고, 그래서 때때로 자주 비겁한 선택을 하는 김무진이라는 인물이 와닿더라고요. 저와 제일 비슷하게 느껴지는 유형이랄까요.ㅎㅎ 그래서 무진이 과거의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똑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격려해주고 싶었습니다.

 

백희성은 도현수에게 붙잡힌 상태입니다.

그 상태에서도 허세 부리듯 히죽거리며 조롱하고 도발하지만 현수는 냉정하게 대처하죠. 근데 경찰에 신고하기 위해 백희성의 핸드폰을 꺼내는 순간 지원의 사원증 목걸이가 딸려 나온 거예요. 도해수를 찌르고 전리품으로 가져온 것이었죠. 

 

현수는 지원을 죽였다는 백희성의 말을 믿지 않아요. 그렇지만 경찰에서 공식적으로 가짜 정보를 흘리고 있어서, 지원이 죽었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이때 이준기 연기가 정말 굉장했습니다. 지원이 죽은 슬픔과 고통으로 제정신이 아닌 자의 광기 어린 상태를 너무 무섭고 처절하게 표현하더라고요. 그리고 도현수의 광기를 대하는 김지훈 역시 뻔뻔하고 소름 끼치는 역할을 정말 잘 소화했고요.

 

"내가 무조건 이기게 돼 있어. 네가 날 경찰에 넘겨도 내가 이기고 네가 날 죽여도 내가 이겨. 넌 절대 이길 수 없는 게임이야." (백희성)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놈이 이런 말을 하는데, 누가 분노를 참겠어요. 도현수는 백희성을 단번에 죽이지 않아요. 상처를 내면서 최대한 고통을 오래 느끼다 죽일 거라고 말하죠.

 

웃긴 건 그제야 여유로운 척하던 백희성이 공포에 질려 날뛰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현수가 자기를 죽이지 못할 줄 알았는데 자기 못지않게 잔인해지는 모습을 보니 화들짝 놀란 거예요.

 

결국 정미숙이 도현수를 말리는 사이, 백희성은 산으로 도망칩니다. 이제 서로 입장이 바뀌었어요. 도현수가 사냥꾼이고, 백희성이 도망자입니다. 

 

절벽에서 도현수가 백희성을 죽이려는 순간 적절히 때맞춰 지원과 경찰 추격대가 도착해 현수의 살인을 막습니다. 여기서 모든 게 끝났더라면 좋았을걸, 백희성은 곱게 죽지 않아요. 경찰의 총을 뺏어 최후의 발악을 하다 기어이 현수를 총으로 쏘고 맙니다.

 

마치 현수의 죽음을 암시하는 듯한 마지막 장면으로 15화는 끝을 맺습니다.

물론 저는 당연히 현수가 살았을 거라고 믿습니다. 아직 16화가 남았고, 여태껏 그토록 억울하고 불행하고 힘들게 살아왔는데 앞으로 행복해지는 보상은 줘야 마땅하지 않나요? 안 그러면 진짜 작가님 너무 한 거죠.ㅠㅠ

 

그래도 일단 백희성의 모든 악행이 밝혀지고 죽어서 다행입니다. 백희성 같은 놈은 무기징역으로도 그 죄를 다 씻을 수 없고, 반성할 인물도 아니니까요. 이놈이 살았더라면 고구마 얹힌 듯 속이 답답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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