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웬즈데이(Wednesday)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한 에피소드 당 45분, 총 8부작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의 작품이라 금방 볼 수 있어요.
사실 처음 봤을 땐 웬즈데이 가족의 기괴한 컨셉, 주인공 웬즈데이의 상대를 가리지 않는 독설 공격에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어요. 전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그냥 판타지 학원물인 줄 알고 보기 시작한 거였거든요.
그러나 이 작품이 "아담스 패밀리(The Addams Family)"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웬즈데이 아담스'를 주인공으로 한, 일종의 스핀오프 시리즈라는 것을 알고 나니 이해가 가더라고요.
전 아담스 패밀리를 본 적이 없지만, 아담스 패밀리가 죽음과 고통 등 네거티브한 감성을 사랑하는 정신 나간 가족이라는 설정이고, 웬즈데이는 그런 가족의 일원인 거예요. 그녀의 우울하고, 냉소적이고, 비관적인 성격이 납득이 가죠.
물론 고딕 호러풍의 분위기와 반대로, 드라마 자체는 기괴하면서도 유쾌한 내용입니다. 아담스 패밀리도 음침한 컨셉과는 반대로 기본 성품 자체는 선량한 사람들이고요.ㅋㅋ
드라마를 보면서 웬즈데이가 첼로를 연주하는 장면이 무척 인상 깊고, 그 범상치 않은 연출에 감탄했는데 알고 보니 감독이 팀 버튼이더라고요. 그의 그로테스크하고 개성 넘치는 연출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음악 연출이 정말 좋았어요.
이하 드라마 '웬즈데이(Wednesday)' 1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드라마 정보
감독 : 팀 버튼, 제임스 마샬, 간디아 몬테이로
극본 : 앨프리드 고프, 마일스 밀러
출연 : 제나 오르테가, 그웬돌린 크리스티, 리키 린드홈, 제이미 맥셰인, 헌터 두한, 퍼시 하인즈 화이트, 엠마 마이어스, 조이 선데이, 무사 모스타파, 조지 파머, 나오미 J. 오가와, 크리스티나 리치, 캐서린 제타존스, 루이스 구스만
공개 : 2022년 11월 23일
회차 : 에피소드 8개
장르 : 미스터리/범죄/판타지/청소년/코미디 시리즈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감상 플랫폼 : 넷플릭스(Netflix)
나의 평가 : 최고예요👍
웬즈데이 1화 : 수요일의 아이는 울적하다
주인공 웬즈데이는 무척 냉소적이고 비관적인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그렇지만 자기 가족을 아끼는 누나이기도 하죠. 자신의 동생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자, 그 가해자들이 수영하는 곳에 피라냐를 풀어버릴 정도로요.ㅋㅋㅋ
결국 이 일로 웬즈데이는 학교에서 쫓겨나 '네버모어'라는 괴짜와 별종들이 다니는 학교로 전학가게 됩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뱀파이어, 세이렌, 고르곤, 늑대인간 등 비인간들을 '별종'이라고 칭하는 모양입니다.
근데 웬즈데이는 어디에 속하는 종족인지 모르겠어요. 그냥 컨셉만 기괴할 뿐 별종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혹시 언데드나 마녀 계열인가 싶기도 하고요. 그녀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건 확실합니다. 사람이나 물건에 접촉하면, 과거의 기억이 보이거든요.
웬즈데이는 어째서인지 자신의 부모에게 굉장히 적대적입니다.
그래서 부모의 뜻에 따라, 그들의 모교이기도 한 '네버모어'에 가는 것도 굉장히 싫어하죠. 유독 자기 어머니를 싫어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 전 이게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는 그냥 딸을 사랑하는 평범한 어머니로 보이는데 말이죠. 앞으로 이에 대한 사연도 풀리려나요.
네버모어 기숙학교에서 만난 룸메이트 '이니드 싱클레어'는 웬즈데이와 정반대 성향의 늑대인간 소녀예요. 컬러풀하고 사교적이고 활발한 성격의 수다쟁이 친구인데, 제가 이 드라마에서 웬즈데이 다음으로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ㅋㅋ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거든요.
한편 네버모어 학교 근처의 숲에서 잔인하게 찢겨 죽은 시체가 발견됩니다.
이미 앞서 2건의 비슷한 사건이 있었던 만큼 같은 범인의 소행입니다. 그런데 사지를 찢어놓은 수법을 보면, 사람이 하기엔 불가능한 짓이에요. 그래서 갤핀 보안관은 네버모어 학교의 별종들을 의심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습니다.
웬즈데이의 목표는 하루라도 빨리 학교를 탈출하는 겁니다.
그래서 학교에 적응할 생각 따위는 전혀 없어요. 친절로 다가오는 사람들도 무자비한 독설로 쳐내고, 학교의 여왕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비앙카 바클레이에게도 시비를 겁니다.
그런데 그런 웬즈데이를 죽이려는 자가 있습니다. 머리 위로 떨어지는 가고일 조각상을 맞을 뻔하지만 제이비어가 구해줘서 살았어요. 제이비어 소프는 과거에 웬즈데이와 만난 적이 있으며, 그때 죽을 뻔했던 자신을 구해준 웬즈데이에게 빚 갚음을 한 거라고 말합니다.
웬즈데이는 제리코라는 마을로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 이전 학교에서 학생 두 명을 죽일 뻔해서 주기적으로 상담을 받아야 해요 - 탈출을 시도합니다. 그러다 만난 카페 알바생 타일러 갤핀. 그는 보안관의 아들이죠. 강직하고 선량한 성격으로 보입니다.
카페에서 제리코 마을의 평범한 아이들과 시비가 붙는 바람에 웬즈데이의 탈출 시도는 무산됩니다. 그리고 웬즈데이는 자신의 초능력이 과거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1화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웬즈데이의 첼로 연주 장면입니다.
이 드라마를 계속 보자고 결정하게 만든 매력 포인트랄까요, 음악도 연출도 무척 매력적이었어요.
이 파트에서 룸메 이니드와 얘기를 나누며 웬즈데이의 진정한 내면이 드러나요. 밝게만 보였던 룸메 이니드에게도 고민은 있습니다. 아직 늑대인간으로 각성하지 못해 주눅 들어 있어요. 이대로 각성하지 못하면 외톨이 늑대로 살다 죽게 될까 걱정하죠.
그런 이니드에게 웬즈데이는 말합니다. 과거 자신이 키우던 애완 전갈을 평범한 아이들이 죽여버렸을 때, 다시는 울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아무래도 웬즈데이의 냉소적이고 비관적인 기질은 가족이 아니라, 과거 일반인들에게 받은 차별과 상처에서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않고, 사랑을 주지 않으면 상처받을 일도 없을 테니까요. 이런 사람이 사실은 정 많고 여린 성격인 경우가 많죠.
웬즈데이는 놀이공원에서 2차로 탈출 시도를 합니다.
그런데 그때 미래의 계시를 또다시 보게 됩니다. 책과 불타는 나무, '로언'이라는 학생이 죽는 모습. 웬즈데이는 로언에게 이 사실을 알려 줍니다.
그러나 로언은 도리어 자신의 염력을 사용하여 웬즈데이를 죽이려 합니다. 가고일 조각상을 떨어뜨려 웬즈데이를 죽이려 한 사람이 바로 로언이었던 겁니다.
로언이 웬즈데이를 죽이려 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 그림 때문이었죠. 그 그림은 강력한 예언자였던 그의 어머니가 25년 전 그린 것으로, 웬즈데이와 똑같은 소녀가 나타나 있습니다. 로언의 어머니가 로언에게, 그 소녀가 네버모어에 나타나 학교와 학교 안의 모두를 파멸시키려 할 테니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그때 갑자기 괴물이 나타나 로언을 죽여버립니다. 덕분에 웬즈데이는 살 수 있었으니, 괴물이 그녀를 구해준 셈이죠. 심지어 이 괴물은 그녀를 해치지도 않고 도망가 버렸어요. 아무래도 보안관이 수사하는 숲속 연속 살인사건의 범인이 이 괴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웬즈데이는 학교를 떠날 생각이 없어요.
로언의 말이 진실인지 알아보고 싶고, 또 그에게서 자신을 구해준 괴수의 정체도 궁금합니다. 한편으로는 타일러 갤핀이 준 과거 자료를 통해 자신의 부모가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기도 하죠.
이미 10대 여성 탐정이 주인공인 소설을 3권이나 쓴 적 있는 웬즈데이인만큼, 이렇듯 구미 당기는 미스터리를 그냥 놔두고 학교를 떠나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1화는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들과 기본 설정을 전반적으로 소개하는, 발단에 해당하는 에피소드였습니다. 남주는 제이비어와 타일러, 둘 중 하나일 것 같아요. 전 섬세한 타입의 제이비어가 더 마음에 들지만, 전형적인 남주상은 타일러로 보이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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