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 잉크는 대개 염료 잉크인 만큼 수성이고, 이 말은 곧 물에 대한 방어력이 약하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물에 강한 안료 잉크를 쓰자니, 관리가 너무 까다롭고 만년필이 망가지기 쉽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염료 잉크이면서도 방탄으로 유명한 누들러 잉크 소분을 구매하여 사용해 보았습니다.
누들러 방탄 잉크 특징/정보
1. 방탄 잉크(=방수 잉크)
물 뿐만 아니라 습도와 표백제 등의 외부요인에 강한 특성을 보인다. 번짐, 변색, 습기 방지 효과가 있다.
2. 중성 잉크
산성이나 염기성이 아닌 중성 잉크로 만년필에 안전하다.
3. 염료 잉크
세척이 쉽고 관리하기 편하다.
4. 코팅된 종이에서 건조시간이 길다.
매끈하게 코팅된 종이에서 마르는 시간이 좀 더 걸리고, 방수 기능도 떨어진다. 예를 들어, 미도리/로디아/클레르퐁텐과 같은 브랜드의 종이.
누들러 방탄 잉크 X-Feather 후기
만년필 잉크는 물에 무척 약합니다. 수성이니 당연하죠.
손을 씻고 물을 완벽하게 닦지 않은 손으로 무심결에 노트를 만졌다가 글씨가 사정없이 번지는 경우가 허다해요. 이게 은근 스트레스라서 방수 기능이 있는 만년필 잉크를 알아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경우 대개 안료 잉크고, 안료 잉크는 만년필과 궁합이 좋지 않더군요.
그때 발견한 게 누들러 방탄 잉크입니다. 염료 잉크이면서도 물과 기타 외부 자극에 강해서 문서 보존용 잉크로도 좋다고 하기에 망설임 없이 소분 잉크를 구매했습니다.
누들러 엑스페더 블랙(X-Feather Black) 방탄 잉크
엑스페더(X-Feather) 잉크는 방탄 잉크인만큼 물/표백제/습도에 강한 건 기본이고, X-Feather라는 색상명을 보면 알 수 있듯 페더링(Feathering), 즉 종이에서 실처럼 번지는 거미줄 현상에 특화된 잉크입니다. 특히 저급 종이에서의 실번짐 현상이 극히 적다는 특성 때문에 학생이 쓰기 좋은 잉크이기도 해요.
제가 누들러 방탄 잉크 중에서도 엑스페더를 선택한 건, 바로 저급 종이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저는 문구류 덕후라서 무척 다양한 종류의 노트와 다이어리를 사용하고 있어요. 그중에서는 만년필 잉크와 궁합이 좋은 고급 종이도 있지만, 만년필 잉크와 상성이 좋지 않은 저급 종이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종이에서 필기가 보기 흉할 정도로 번져요.
엑스페더 잉크를 쓰면 그런 종이에서의 번짐이 줄어들 것 같아 선택하게 됐어요. 한마디로 종이를 덜 탈 것 같은 잉크랄까요.
그러나 사용해 본 결과, 기대보다 다소 실망스러운 품질입니다.
엑스페더가 저급 종이에 강하다고 해서, 일부러 클레르퐁텐이나 토모에리버, 로디아 같은 고급 만년필 종이가 아니라 다이소 그리드(방안)노트에 시필해 보았습니다.
일단 무척 새까만 색상입니다. 워터브러쉬로 번지게 해봐도 너무나 정직한 까망이에요.ㅋㅋ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심하진 않지만 약간의 실번짐 현상이 있어요. 즉 번짐 제로가 아니라는 겁니다. 또 물방울을 떨어뜨려 봤더니 다른 잉크처럼 번져요.
한마디로 번짐이나 물에 대한 취약함의 정도가 다른 수성 잉크보다 조금 덜하긴 하지만, '방탄 잉크'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다른 잉크와 비교해 봤을 때 '큰' 차이를 느끼진 못했기에 누들러 엑스페더를 재구매할 일은 없을 듯합니다. 솔직히 말해 실망했어요. 그러나 누들러 방탄 잉크 종류는 무척 다양하기 때문에 다른 색상에 도전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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