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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홀릭

제이허빈(Jacques Herbin) 자크 컬렉션 1670 그히 오하쥬(Gris Orage) 만년필 잉크 발색, 시필 (ft. 금펄 잉크)

by 삶의파편 2022. 12. 14.

제이허빈-자크컬렉션1670-병잉크-그히오하쥬-GrisOrage제이허빈-그히오하쥬
금펄이 가득한 병잉크

제가 처음으로 제돈 주고 산 펄 잉크, 제이허빈 그히오하쥬(Gris Orage)입니다.

유리 글라스 펜을 사면 딸려오는 펄 잉크를 맛보고 그 영롱함에 반한 후, 제이허빈의 1670 그히 오하쥬(Gris Orage)를 쿠팡에서 샀어요. 당시 한 병에 2만 7천 원대 가격에 구매했는데, 현재는 2만 5천 원대로 내려갔네요. 두툼한 사각 유리병에 실링 인장까지, 모양새가 정말 고급스러워요.

 

펄 잉크에 대해 잘 모르고 구매한 터라, 펄 잉크는 만년필에 넣어 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좌절했는지 모릅니다. 그 이후로 펄 잉크를 넣어 쓸 수 있는 만년필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백 프로 만족스러운 아이를 발견하진 못했어요. 펄 잉크를 쓸 수 있는 만년필이 있긴 하지만, 그 어떤 만년필도 유리 글라스 펜 or 딥펜만큼 펄이 잘 보이지는 않거든요.

 

제이허빈 자크컬렉션 1670 그히오하쥬(Gris Orage) 정보

색상 : 그히 오하쥬(Gris Orage)

용량 : 50ml

원산지 : 프랑스

제조사 : 제이허빈(J.Herbin)

- 수성 염료 잉크

- 컨버터, 플렌져 방식의 만년필, 딥펜 등에 사용 가능.

- 1670년 시작된 허빈 잉크의 340주년을 기념하고자 제작된 잉크 시리즈.  

 

제이허빈 자크컬렉션 1670 그히오하쥬(Gris Orage) 사용 후기

그히 오하쥬는 스토미 그레이 색상에 금펄이 들어가 있는 잉크입니다. 쿠팡 상세 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폭풍으로 짙어진 대양의 바다와 달빛에 반짝이는 금빛 일렁임에 영감을 얻어 제작되었다고 해요. 

 

잉크를 살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단지 색상이 예쁜 것뿐만 아니라 시적이고 감성 충만한 설정이랄지, 마케팅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런 설명을 볼 때마다 저도 모르게 어떤 이미지가 구현되면서 잉크가 더 멋져 보이거든요.ㅋㅋ

 

제이허빈 그히오하쥬 잉크 차트

명함 사이즈 잉크 차트에 발색해 본 그히 오하쥬입니다. 시필은 유리 글라스 펜으로 했어요. 카메라로 찍으니 사진에 펄이 잘 담기지 않아요. 육안으로 보면 반짝반짝 정말 예쁜데 말이죠. 

제이허빈 그히오하쥬 시필

유리 글라스 딥펜으로 좋아하는 글 일부를 필사해 보았어요. 짙은 그레이 색상에 금펄이 반짝반짝하는 모습을 잘 포착해보려 노력했는데 쉽지 않습니다. 

 

잉크 흐름은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다이소(F촉), 카이게루(F촉), 미공필(33도), 카쿠노(M촉) 만년필에 넣어 썼는데 펄 때문에 망가지거나 막히는 일 없이 시원하게 잘 나오더라고요. 다만, 프레라 이로아이(M촉)에 넣었을 땐 막히는 기미가 보여서 부랴부랴 이 잉크를 빼고 세척했어요.

 

펄 잉크를 쓰면 쓸수록 느끼는 거지만, 예쁘긴 한데 실용성은 정말 떨어집니다.

일단 유리펜이나 딥펜으로 펄을 살린다 쳐도,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는 저 블링블링함이 잘 보이지 않아요. 노란 조명 아래에서는 보석처럼 반짝이는 걸 볼 수 있습니다만, 우리나라는 주로 형광등을 많이 쓰잖아요. 그러니까 글씨를 써도 펄은 잘 보이지 않는 게 대부분이라는 거죠. 만년필에 넣어 쓰면 유리펜 or 딥펜에 비해 펄이 나오는 양이 줄어드니까, 더 안 보이고요.

 

차라리 그림을 그리는 분이라면 펄 잉크가 유용할 것 같습니다. 펄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저처럼 주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굳이 펄 잉크를 써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들어요. 

 

그래서 최근 들어 펄 잉크보다 색 분리가 잘 되고, 테가 잘 보이는 잉크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습니다. 이쪽이 글을 썼을 때 펄 잉크보다 묘한 매력이 돋보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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