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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믿음, 드라마 '악의 꽃' 9화 줄거리 및 감상 리뷰 (ft. 스포일러 있음)

by 삶의파편 2022. 10. 27.

악의꽃오프닝캡처
넷플릭스캡처

이번 9화에서는 도현수(이준기)와 차지원(문채원)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도민석의 공범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드디어 도민석과 공범의 접점이 발견돼요.

 

한편으로는 남편 현수에 대한 배신감과 행복한 추억 사이에서 갈등하던 지원의 모습이 무척 가슴 아프고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지원은 다시 한번 도현수를 믿어보기로 결심한 것 같네요.

 

이하 '악의 꽃' 9화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드라마 '악의 꽃' 9화 줄거리와 개인적인 감상 리뷰

 

마침내 김무진의 집에 모두가 모입니다. 도해수, 도현수, 김무진, 그리고 차지원.

해수는 지원에게 자신이 이장 살해 진범이라고 자백하려 합니다. 현수와 무진이 제지하지만, 해수는 아버지의 공범을 잡으면 자수할 생각인 것 같네요. 사실 이게 순리이긴 하죠. 이미 18년이라는 세월을 도현수가 대신 벌 받은 셈이니까요.

 

지원은 공범의 협박 전화 녹취 파일을 성문 분석 의뢰하고, 그 결과를 일부러 현수에게 들려줍니다. 현수가 공범이 전화 건 장소를 알아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정말로 현수는 그 장소를 알아냅니다.

아버지와 함께 자주 들렀던 바였어요. 음성 파일 속 "딱딱" 소리는 바텐더가 얼음을 깨는 소리였습니다. 그 술집에서 아버지와 공범이 접선했던 거예요.

 

한편 현수는 지원의 태도가 어색하다는 걸 눈치챕니다.

그러나 지원은 솔직한 심정을 말하진 못해요. 대신 권태기가 왔다며, 당신이 너무 싫고, 밥 먹는 것도 꼴 보기 싫다며 화를 냅니다. 여기 심각한 장면인데 전 너무 웃음이 나오더라고요.ㅋㅋㅋ 이거 진짜 권태기 부부들이 하는 소리 아니던가요.

 

현수가 이 문제를 해수랑 무진이한테 상담할 때도 어찌나 웃기던지..ㅋㅋ 무진 반응이 딱 제 반응. 진짜 김무진 아니면 웃을 일이 반은 줄었을 거예요. 이때 해수가 명언을 날리네요.

"중요한 건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건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었구나 깨닫게 되고, 소중한 건 지나고 나면 많이 아프더라."

자기감정을 잘 모르는 현수에게 해수가 힌트를 준 거죠. 현수 스스로 지원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깨닫게끔. 무진도 찔끔하는 표정을 짓네요. 자기가 해수에게 상처 준 일을 떠올리는 거겠죠. 그건 해수에게도 아픈 기억이었을 테니까요.

 

지원의 팀은 "도민석이 덫을 좋아했다"는 단서를 파고듭니다.

도민석이 여자들을 납치하기 위한 덫을 놓았을 거라고 추측한 겁니다. 가출한 여성들이 어디에 제일 많이 연락했을까요? 바로 직업소개소입니다.

 

지원은 가출 여성으로 위장하고 함정수사를 시작하고, 여기에 황정순이라는 인물이 걸려듭니다. 모텔에서 황정순과 접선하여 순조롭게 체포하는 듯했지만, 황정순이 도망가다 큰 부상을 당하고 맙니다. 그것도 지원의 실수로요.

 

도현수는 아버지가 자주 가던 바를 찾아갑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그 술집은 아직도 건재하네요. 바텐더도 그대로고요. 그곳에서 아버지의 작품(금속공예 펜)을 발견한 도현수는 확신합니다. 아버지가 이곳에서 재료(납치된 여성들)를 조달받았을 거라고. 그리고 바텐더를 협박해 그 우두머리인 염상철과 접촉합니다.

 

사실 이 파트에서는 도현수가 너무 무모해 보였어요. 경찰이나 김무진 도움 없이, 조직폭력배들과 혼자서 대면하는 건 너무 위험하잖아요. 염상철은 도현수를 처리하려 하지만, 도현수는 자신이 아버지와 같은 단골 고객이 될 수 있음을 어필하여 위기를 벗어납니다.

 

지원은 지원대로, 자신의 실수로 황정순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에 심리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입니다. 이럴 때 늘 남편 현수가 큰 힘이 되어주곤 했는데, 이젠 남편을 믿을 수 없어요. 그러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5년 전 지금의 집에 첫 입주하던 날, 현수는 지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만 날 믿어 주면 돼. 그럼 난 평생 너를 위해서만 살 거야."

이 장면 정말 애틋하고 눈물 나더라고요. 도현수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 사람은 해수와 지원밖에 없어요. 그나마 해수와는 이장 살인 사건 이후 헤어져야 했으니, 현수에겐 지원밖에 없는 거예요.

 

이 기억이 지원의 마음을 흔듭니다.

자신을 속인 도현수가 밉지만, 지난 14년간 항상 자신의 곁에서 큰 버팀목이 되어준 그를 미워할 수만은 없어요. 수많은 추억과 그동안 쌓아온 애정을 단번에 끊어낼 수 있을 리가 없죠. 

 

지원은 현수가 보고 싶어 전화를 걸지만, 그가 어떤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알아챕니다. 그러나 도움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현수의 말을 믿기로 해요. "너만 날 믿어주면 돼."라는 과거 현수의 부탁대로.

 

이 드라마 1화부터 짜임새 좋다고 생각했지만, 중반에 이른 지금까지도 감탄하게 되네요. 현수와 지원 둘 사이의 감정선과 14년 동안 쌓아온 추억과 신뢰가 위태로운 상황을 너무나 섬세하고 절묘하게 보여줘요.

 

한 캐릭터의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가 각자 처한 상황과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주인공 현수와 지원이 안타깝지만 무진과 해수 또한 불쌍하더라고요. 

 

이게 다 과거 도민석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탓이겠죠. 이번에는 꼭 도민석의 공범을 잡아서, 모두가 과거의 악몽으로부터 벗어나길 바랍니다. 적어도 현수, 지원, 무진, 해수 네 사람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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