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러 브랜드의 다양한 만년필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만년필은 깨끗하게 씻어 케이스에 넣어 보관 중입니다. 그리고 자주 사용하는 만년필 5자루는 필통에 넣어두고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돌려가며 사용하고 있어요.
자주 사용한다는 건, 그만큼 쓰기 편한 이점이 있다는 뜻이지요. 5개 만년필 브랜드 및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트위스비 에코 만년필, 에코 라일락 색상, F촉
2. 오로라 입실론 사계절 만년필, 겨울(화이트) 색상, F촉
3. 라미 사파리 사파리 만년필, 테라레드 색상, 블랙 F촉
4. 펠리칸 M200 블랙 만년필, EF촉
5. 다이소 만년필 F촉
오늘은 이 중에서 첫 번째 만년필, 트위스비 에코 라일락(F촉)에 대해 간단하게 리뷰해 볼까 합니다.
트위스비 에코(TWSBI ECO) 라일락 만년필 F촉
트위스비(TWSBI)는 만년필 입문/초보자에게 추천하는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
대만 브랜드이지만 Made in China 인 경우가 제법 있다고 합니다. 일단 제가 소장하고 있는 트위스비 만년필 2 자루(에코 라일락과 화이트 로즈골드)는 Made in Taiwan 이었습니다만.
만년필 촉의 굵기는 EF < F < M < B 순으로 점점 굵어집니다.
저는 지나치게 얇은 촉은 좋아하지 않아요. 악력이 약해서인지, 촉이 얇으면 펜의 중심을 잘 잡을 수가 없어서 글씨가 예쁘게 써지질 않더군요. 그래서 딱 중간치인 F촉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필인 EF촉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트위스비 상품 소개에 따른 촉의 굵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EF촉 : 0.5~0.7mm
•F촉 : 0.6~0.8mm
•M촉 : 0.7~0.9mm
•B촉 : 0.9~1.1mm
보다시피 EF촉도 그렇게까지 세필은 아닙니다. 역시 세필 만년필의 강자는 일본 브랜드 같아요.
저는 트위스비 화이트 로즈골드 EF촉, 에코 라일락 F촉 두 자루를 소장하고 있으며, 현재 에코 라일락을 위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미 위에서 말했듯, 굵은 촉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장점
1. 커다란 잉크통
이 만년필은 만년필 몸통에 피스톤 필러 방식으로 잉크를 충전합니다. 한마디로 컨버터나 카트리지 같은 게 필요 없어요.
저 투명한 배럴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잉크통입니다. 오른쪽으로 돌리면 잉크를 빨아 당기고, 왼쪽으로 돌리면 잉크를 밀어내요. 최대 3cc의 잉크를 충전할 수 있다고 하니, 기껏해야 1cc를 넣을 수 있는 컨버터/카트리지 만년필에 비해 월등한 저장 공간입니다. 덕분에 잉크를 자주 충전하지 않아도 되니까 참 편리하죠.
2. 뛰어난 밀폐력
이 만년필은 돌려서 여는 타입의 뚜껑입니다. 이건 단점이자 장점이에요. 뚜껑을 열고 닫을 때마다 돌려줘야 하는 건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덕분에 밀폐력이 뛰어나 잉크가 굳거나 마르는 일이 적습니다.
3. 훌륭한 가성비
전 이 제품을 49,440원의 가격에 구매했습니다. 구매처에 따라 가격에 약간의 변동 사항은 있겠지만 대충 4~5만 원대의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이만하면 만년필치고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죠.
4. 적당한 사각거림
사실 전 이 만년필과 중성펜의 사각거림 정도가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필감의 차이를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입문/초보자 입장에서 적응하기 편한 만년필이라고 생각해요.
단점
1. 굵은 몸통과 무거운 뚜껑
이건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을 듯한 단점입니다.
일단 저한테 있어서는 정말 큰 불호 요인이에요. 아무래도 제 손이 큰 편은 아니다 보니, 굵은 배럴 때문에 그립감이 나빠요. 그래서 손에 쥐고 글씨를 쓸 때마다 불편함을 느끼곤 합니다.
게다가 저는 필기구의 뚜껑을 끼운 채로 쓰는 걸 좋아하는데, 트위스비는 뚜껑이 무거워서 도저히 끼우고 쓸 수가 없어요. 뚜껑을 끼우면 만년필의 무게 중심이 뒤로 쏠려서 손에 힘을 많이 주어야 하니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뚜껑을 빼놓고 잃어버리지 않게 신경 써야 해서 짜증 날 때가 있어요.
2. 모던한 디자인
트위스비의 저 투명한 바디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저는 만년필로써의 낭만이 없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ㅋㅋ
물론 잉크통이 제대로 들여다 보여야 속이 시원하다는 이유 때문에 저 스스로 투명한 바디를 선택하긴 했지만, 사실 만년필은 고풍스러운 디자인이 훨씬 더 예뻐 보인다고 생각해요. 이건 취향의 영역이긴 합니다.
이렇듯 엄청 투덜투덜거리면서도 트위스비 만년필을 두 자루나 소장하고 있는 건, 실용성 측면에서는 정말 갑이기 때문입니다.ㅋㅋ 밀폐력이 좋아 잘 새지 않고 좀 오래 방치해도 잉크가 잘 마르지 않으니까요. 잉크통이 커서 자주 충전할 필요 없고, 가격이 무난해서 막 굴려도 마음이 편안하고요.
이런 이유로 요즘 초보자/입문자용 만년필 추천에서 빠지지 않는 브랜드가 트위스비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애정이 가지는 않지만 실용적인 이유로 자주 쓰는 만년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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